2012년 7월 2일
영화 <토이스토리> 시리즈에 나올 법한 건장한 남자 인형을 갖고 있다. 그는 가슴에서 파란색 불이 들어왔는데 그건 스스로 살아있다는 증거였다. 어떤 (내가 기억할 수 없는) 사건을 통해 그는 가슴의 불이 꺼지게 됐는데 때문에 사람들은 모두 그가 죽었다고 생각했다.
깊은 밤 여럿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 안에서 몇몇 사람들만 깨어 웅성이고 있다. 그곳엔 여러 개의 2층 침대가 놓여있었고 머리가 짧은 남자들은 진한 카키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. 모양새가 꼭 군인들 같았다. 빛이 없는 어둠 속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데 왼쪽 침대 위에서 그 남자 인형이 기어나왔다. 오른쪽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라며 네가 죽은 줄 알았다는 이야기를 했다. 사실 가슴에 불이 꺼진 그가 살아있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. 그건 마치 로봇을 주연으로 한 공상 과학 영화에서 로봇이 감정을 가지게 된 일과 비슷한 맥락이었다.
어쨌건 그는 살아서 침상을 기어나와 어둑한 공간 어딘가에 걸터앉았다. 깨어있던 동양인 남자는 갑자기 침울해하더니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. 저 조그만 인형 녀석보다 내가 더 못한 존재인가! 라는 한탄을 하는 중이다. 인형은 조용히 그를 바라본다.